2009년 <금요풍류 > 도화 뜬 맑은 물에 6/12 ①

2009. 6. 16. 12:39풍류방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와 음악이 함께하는 2009 금요풍류 다섯 번째 공연이 지난 6월 12일(금) 가곡전수관 지음실에서 열렸습니다. <도화(挑花) 뜬 맑은 물에>라는 주제로 남명 조식 선생을 기리는 자리로 마련된 이번 공연에서는 마산 제일여중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과 학부모, 학생 등 50여분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남명 조식(1501년~1572년) 선생은 올곧은 선비정신으로 목숨을 건 직언도 서슴지 않으며, 후학 양성에 힘썼던 영남의 대학자입니다.

6월 <도화(挑花) 뜬 맑은 물에> 공연에서는 남명 조식 선생의 시로 알려진 영제시조 평시조 '삼동에 베옷 입고'(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볕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 지다 하니 눈물겨워 하노라)와 가곡 계면조 이삭대엽 '두류산'(두류산 양단수를 예 듣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겼에라/ 아희야, 무릉이 어디메뇨, 나난 옌가 하노라)을 비롯한 기악곡, 시창 등을 연주하였습니다.
아래는 공연 유인물에 씌여진 조식 선생의 소개글입니다.

남명 조식은 1501년(연산군 7년) 경상도 삼가현 토동에서 태어나 72세 때 산천재에서 생을 마쳤다. 어린 시절, 부친의 임지로 따라다니면서 정치의 득실과 백성들의 고충을 직접 눈여겨본 선생은 19세 때 조광조(趙光祖) 등의 죽음을 들었고, 숙부 언경도 연루되어 죽음을 당하는 것을 보고는, 어진 사람들이 간신배에게 몰려 경륜을 펴지 못하는 것을 못내 슬퍼하였다. 
25세 때 과거 공부를 하다가, 원나라 학자 허형(許衡)이 “벼슬에 나아가서는 이룬 일이 있고, 물러나 있으면서는 지조를 지켜야 한다. 벼슬에 나아가서도 이룬 일이 없고, 물러나 있으면서도 아무런 지조가 없다면, 뜻을 둔 것과 배운 것이 장차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말한 구절을 보고 크게 깨달아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을사사화가 일어나 평소에 친분이 두터웠던 이림(李霖), 곽순(郭珣) 등의 인재들이 화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는 더욱 벼슬할 뜻을 버렸다. 이때 선생이 올린 상소 중 “대비(文定王后)는 진실로 생각이 깊지만 궁궐 속의 한 과부에 불과하고, 전하(殿下)는 돌아가신 임금의 어린 고아일 따름입니다.”란 구절은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렇듯 대쪽 같은 남명의 기품은 지리산의 기상(氣像)과도 같다. 늘 칼을 차고 마음을 흐트리지 않기 위해 방울을 달고 다녔다는 남명은 스스로 옳다고 믿은 것에 온몸을 던졌다. 이런 남명의 정신은 후대로 이어져 조식의 문하에서는 수많은 의병장이 나오기도 했다. 임란 당시 큰 활약을 했던 의병장 김면, 정인홍, 곽재우 등이 모두 남명의 제자였다. 남명이 중시한 경(敬)과 의(義)가 사상적 바탕이 되어 남명학파가 의병운동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남명 조식은 당대에 영남사림계를 함께 이끌었던 퇴계 이황과 자주 비견된다. 퇴계가 ‘사람의 도리’를 앞세워 가르쳤다면, 남명은 이른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자세를 가르쳤다. 남명의 학맥은 치열한 당쟁 속에서 맥이 끊기고 사그라지고 말았지만 그의 정신만은 생전의 행적 속에 오롯이 남아있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겨 치는 현 세태에서 남명의 시를 노래하며 선생의 지고한 뜻과 정신을 되새겨 본다.

미처 공연에 참석하지 못한 많은 분들을 위해 사진으로나마 공연의 감동을 나누고자 합니다.

0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3233

다음은 관객들이 남긴 소감입니다.
▲ 풍류를 즐긴 기쁨이라고 할까, 무릉도원에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 두 번째 보는 거라 생소함을 덜하지만 아직은 이해가 모자란 것 같아요.
▲ 지루할 것 같았는데 재밌다. 음악에는 자기의 느낌이 들어있는데 그 소리에 감정이 잘 표현됐다.
▲ 느리고 빠르고 높고 낮은 감정의 표현이 최고입니다.
▲ 가곡: 선조들의 음악의 깊이에 대한 훌륭함을 금치 못함. 가곡에 더 빠져서 공부하고 싶습니다.
▲ 관심을 갖게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 매번 그렇듯 공연도 너무 좋았고 연주자와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악기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 정말 말그대로 무릉도원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오기 전엔 지루하지는 않을까 했지만 직접 듣고 함께 기분을 느끼는 동안 잡다한 생각 또한 복잡한 일들을 모두 잊게 되고 어딘가 모르게 편안함과 차분함이 느껴져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느때보다 뜻깊고 마음을 잘 다스리게 되었던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 좋은 공연을 보았습니다. 수양에 많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 아주 좋은 공연을 보고 내 마음을 다시 한번 다짐케 하였다.
▲ 좋았습니다!
▲ 마음을 차분케 해준다. 옛날 선비들의 멋이 느껴진다.
▲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도화 뜬 맑은 물에 노닐다 보니 고매해지는 것 같습니다. 귀한 공연 잘 보았습니다.
▲ 처음 접해 본 공연이라 약간 생소하지만 나름 괜찮은 공연이라 생각합니다.
▲ 공연은 너무나 좋았으나 우리 음악이 전부 어두운 얼굴을 (한이 많아서) 해야만 하는 건 아닌데 조금 연배가 있으신 분들을 악기를 다룰 때도 보듬어진 얼굴이나 다른 분들은 화난 얼굴이라 하긴 그러나 무뚝뚝해 보여 아쉽습니다. 연주자분들 입꼬리를 살짝만 올려주시길~
▲ 처음 접하는 공연이라 새로우면서도 이해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 호흡을 느낄 수 있어 딱 좋습니다.
▲ 친구를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악기를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참 좋았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소리를 접했고, 역시... 한국 전통음악은 참 멋지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또한 연주자와 관객 사이가 긴밀한 것 같아서 국악에 대한 견문을 넓히고 돌아갑니다.

또한 공연을 위해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과 가곡전수관에 바라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 아이들을 위한 강좌를 개설해 주었으면 한다.
▲ 많은 전수생이 나와서 가곡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 우리 문화 보급에 더욱 힘을 써주세요.
▲ 좀 더 넓은 공간이었으면...
▲ 좀 더 다양한 악기로 연주하는 공연을 보고 싶습니다.
▲ 친한 친구들을 데려왔는데 새롭고 우리 것이라 너무 좋아하네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연을 알려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공연장이 다소 협소한 것 같음.
▲ 좀 더 번창하기를 바랄뿐.
▲ 많은 홍보가 있어 보다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 공연장이 협소해 다리가 아팠다.
▲ 좀 더 넓은 장소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국악의 아름다움을 접하실 바랍니다. 장소가 협소해서 아쉽네요.
는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관객분들의 애정어린 소감과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지적해 주신대로 협소한 공연장 개선과 더 많은 홍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참석해 주신 관객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 해 설_
 조 순 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가곡전수관장)

◎ 프로그램_

 거문고, 해금 병주 '경풍년'
 영제시조 평시조 '삼동에 베옷 입고'
 거문고 산조 ‘한갑득류’
 시창 '십이난간'
 가곡 계면조 이삭대엽 '두류산'
 가곡 태평가 ‘이려도’

◎ 연주자_
노   래_ 이종록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
           강숙현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자, 노래앙상블 시가인 대표)
           이성순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자)
           조수연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장학생)

피   리_ 김종국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 가곡전수관 지도사범)
대   금_ 오영숙 (경북대학교 졸업)
해   금_ 김지희 (경북대학교 대학원 재학 중)
거문고_ 신원철 (경북대학교 대학원 재학 중)
가야금_ 김수연 (경북대학교 대학원 졸업)
장  고_ 정동주 (부산대학교 재학 중)